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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대화,겹겹의 당신

김혜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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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목에 채색, 2018

53.0cm * 45.0cm (10호)

작품가격 : 8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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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에 한두 번은 무언가 쾌적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 이부자리를 잘 정돈한다. 그래봤자 4시간을 못 가 흐트러진다. 하루에 7시간을 작업하는 데에 쓴다면 그중 4시간은 누워서 생각을 한다. 붓을 들고 손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갑자기 밖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아무 생각 없이 걷던 익숙한 골목에서, 항상 곁에 있어 무신경했던 순간들이 새삼스레 다가올 때가 있다.

주위가 조용해진다.

그림에서 공간은 평면으로 변하고, 시간을 멈추게 한다.
마치 내가 본 순간이 잠시 멈춰 온 세상에 나 자신과 그 공간만이 존재하는 느낌처럼. 새로운 그림에 담길 순간을 만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들과 나만이 조우할 때, 세상은 조용해진다. 그 순간과 나만이 남았다. 조용함을 듣는 순간이다. 그림은 참 많은 위로가 된다. 여린 안료가 겹겹이 쌓여 순간을 재연해낼 때, 물맛이 느껴지는 찰나들을 가만히 듣는다.

2.
2017년 1월에 다녀온 스페인에서 <사랑>이라는 시를 만났다.

시간과 기억들은 지름길로 오지 않고 빛과 바람 타고 온다.
우리는 조용한 바다 위로 미소 지으며 걸어간다.
그 집은 달콤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름답다.
그리고 한순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라는 부분이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다. 공간과 빛을 주제로 삼기로 한 중요한 사건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의 기억은 자의로 의해 변질되곤 한다. 이는 뚜렷한 장면보다는 희미하게 나타나는 그때의 느낌만을 남긴다.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희미해지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 모호한 그 순간의 빛은 나에게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빛은 분위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만난 순간들의 감정을 포착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당시의 조도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리고 그 밖의 것들은 무시하거나 까먹는다. 하지만 나의 그림에 오브제들이 채워지는 이유는 사물을 통해야만 빛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빛은 어떤 것 위에 떨어지지 않으면 감지하기가 어렵다. 순간의 감정과 빛이라는 주제에 매력을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끝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빛이나 식물 같은 자연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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