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붓꽃 기도 _ 신채희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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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 기도

신채희作

60.6cm * 60.6cm (12호)

캔버스에 아크릴, 2018

300,000

    금년 전국 미대 졸업생을 대상으로한 월간미술의 신년특집을 접하고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먼저 소장자의 품으로 떠난 작품입니다.작품을 제대로 읽기에는 제 역량이 한참 모자라 이 난해한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하루에 몇번씩 내려가 직접보기도 하고,모니터 화면에 띄워 놓고 하루종일 작품과 대화를 시도하곤 했습니다.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냈으면 좋겠지만[스튜디움],구경꾼인 저나 소장자의 주관적 해석[푼크툼]도 작품을 향유하는 한 방법이니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작가가 미학이나,미술사 또는 미술철학사에 대해 지식을 사전에 습득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작가는 본능에 충실한 조형욕망을 분출하면 당연히 그 해석은 우리의 몫입니다.


   한때 美의 시원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아름다움은 무엇이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애써 찾은 답으로 미의 시원은 바로 생존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여기서 생존은 자신의 안전 뿐만아니라 종족번식의 본능을 포함합니다.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충분한 식량의 확보였습니다.인류는 본능적으로 특정한 꽃을 발견하면 일정기간 후 열매가 열린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해 단순한 교육과 경험..또는 암기만으로 후손들에게 이런 지식을 전수해주기에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후손들이 결코 잊을 수없는 장치로 DNA에 키워드를 심어 유전자로 남기게 됩니다.꽃을 보면 아름답게 느끼도록 말이죠. 


    꽃 또한 비슷한 연유로 아름답게 진화합니다.물론 열매가 열리지 않거나,유용하지 않는 열매를 맺는 사기꾼 같은 꽃이나 나무도 나타납니다.다른 생물들로 하여금 아름답게 느끼도록 진화된 꽃은 번식을 위한 씨앗을 잉태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였습니다. 곤충이나 조류.기타 동물들을 유인하여 수태하는 교접의 창구였죠. 씨앗을 싸고 있던 열매는 또 다른 생물에게는 매력적인 식량으로 유혹하여 자기 종을 번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꽃과 반대로 뱀은 맹수를 피해 사바나 초원에서 나무위나 절벽등으로 피난해온 초기 인류에겐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거미나 여타 곤충들과 함께 그 높은 피난처까지 따라 올라왔거든요. 또다시 인류는 생존을 위해 뱀의 공포를 DNA로 남겨, 후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도록합니다.우리가 뱀처럼 생긴 긴 나무가지만 봐도 화들짝 놀라는 이유입니다.

 

    이쯤하고 그럼 작품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잘 아시다시피 붓꽃은 인류의 생존에 전혀 관계가 없어보입니다.하지만 어떻게 하든지 자기 종의 번식을 위해 누군가를 유혹해야 합니다.자신의 약점을 알기에 더 절실하게 기도할 것이라는 작가의 붓꽃에 대한 감정이입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그리고 중앙에 원을 그리고 있는 뱀의 형체는 아메바와 같은 무성 생식 [無性生殖]이거나 원시 생명체의 '자웅동체' 번식행위의 표상입니다.교접의 절정에서 의인화된 뱀이 황홀경의 파토스 상태에 빠져 있군요.또한 뱀은 공포에 대한 미의 또다른 해석이기도 합니다.바로 추미[醜美]와 비장미와 같은 생존을 위한 경각심과 교훈을 일깨워주는 미의 역할입니다.난해했지만 모처럼 지적 유희에 빠져들게 한 소중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