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 / 방황하는 사람들 - 감성빈 作

김영성 | 2020-09-15

  • sns kakao Story
  • sns tweeter
  • sns facebook
  • sns link

방황하는사람들

감성빈作

45.0cm * 45.0cm (호)

캔버스에유채, 수지에조소액자, 2020

2,200,000

[Sold / 방황하는 사람들 - 감성빈 作]

작품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황망한 표정의 중년 남자가 보입니다. 처음 이미지를 통해서 작품을 보았을 때는 작품의 내용이 감성빈 작가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가족관계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의 범주 안에 있지 않고, 온전히 새로운 자아 또는 한 남자로서 방황하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갤러리에 작품이 걸리고 작품을 곱씹을수록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작품 하단 액자의 조각을 보면 작가의 18년도 "보호자"의 부모의 모습이 보입니다. 처절한 삶의 무게 속에서도 무한대로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지탱하던 그 모습입니다. 서서히 시선을 위로 올리면 바로 그 보호자가 또 누군가의 품안에 안겨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갈구하듯 안겨있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나 잘하고 있는거죠?" 라고 말하는 듯한 애원과 갈구가 느껴집니다. 

 

이 부분에서 이미 사진을 통해 보았던 선입견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가족이란 같은 주제의식 속에서 새로운 어법이 발현된 것입니다. 액자에서 멈춰져있던 발걸음을 회화쪽으로 옮겨봅니다. 주인공은 세상앞에 발가벗겨져 있고 뒷쪽에는 다른 모습들이 비칩니다. 얼핏 보았을때는 한 남자의 다인격성(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하는)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회전문처럼 돌아가는듯한 역동성이 느껴지는 인물의 배치와 중년의 주인공과 비슷해보이는 노년의 인물을 보았을 때 이 작품은 인생의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에 이르자 개인적으로 조금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앞에서 방황하는 나약한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고 거기서 유치한 셀프 연민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아서였습니다. 작품에서 순환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었다는게 그나마 다행일까요? 한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은 커다란 책임감과 희생이 뒤따릅니다. 먼 훗날 언젠가 주인공의 표정에서 황망함이 아닌 미소를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