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판매작품리뷰입니다.

[Sold/냉전의 종식-최민성 作]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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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종식

최민성作

50.0cm * 40.0cm (0호)

금속,합성수지외 복합 소재, 2017

1,500,000

[Sold/냉전의 종식-최민성 作]
총은 모든 사내들의 로망입니다. 국민의 4대 의무중의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마친 결과일 수 있지만, 어렸을 적 장난감 총이나 칼을 선호 했던 것을 보면 사냥을 하거나 적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생존에 대한 본성의 유전때문이기도 하지요. 과거의 역사화나 전쟁화 등에 나타난 잔인하고 참혹한 장면들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 측면에서 총으로 표현된 작품도 같은 의무를 다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총은 또한 상징성이 커서 단순히 총 자체의 표현적 의미를 넘어선 전쟁이나 권력 등다양한 이면적인 의미를 내포합니다. 작가 최민성의 ‘냉전의 종식’은 구 소련군의 제식 권총인 ‘튤라 토카레프 TT33’가 마치 화석처럼 진흙 속에 박혀 있는 것을 발굴한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단순한 총기의 재현과 복제를 넘어서 이념을 기반으로 형성된 구 소련을 포함한 공산진영과 자유민주 진영의 지리한 전쟁의 종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옵니다.
거의 실총 수준의 모델총기를 마치 수십 년 동안 진흙에 묻혀 있다 발견한 느낌으로 표면을 처리하고 합성수지를 활용한 진흙의 완벽한 재현은 이미 오래 전 끝난 ‘냉전의 종식’을 이보다 더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모름지기 작가는 역사를 각인하고, 시대에 대한 앙가주망(engagement)하는 것이 지성인이자 아티스트의 의무입니다.
우리는 과거 지난했던 냉전 시대에 긴장과 갈등, 그리고 전쟁의 위험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념으로 인해 동서로 갈라져,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말이죠. 비록 다른 모습이지만 역사는 반복되어 어쩌면 현재도 진행 중일지도 모릅니다.과거 냉전시대의 잘못을 경계하고 삼가하는 징비(懲毖)의 수많은 언설과 문학,영화나 음악과 같은 장르도 각자 역할을 하겠지만, 가장 단순하고 강력하게…그리고 효율적으로 압축해서 징비의 역할을 하는 단 하나의 작품을 선택하라면 저는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