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樂 갤러리’ 아트컬럼입니다.

美의 始原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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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始原



에코락갤러리 대표 장현근

  



  

  공룡이 멸종하자 나약한 포유류에 불과했던 인류의 조상은 숲속 나무위에서 초원으로 내려와 직립보행을 하게 됩니다.생존과 종족 보존에 절대적인 위험 요소였던 파충류의 시대가 드디어 종말을 고하고 드넓은 사바나 초원에는 평화가 찾아듭니다.

 

  그동안 자비를 몰랐던 포식자들을 피해 숨어지낸 숲속 나무위나 동굴 생활은 인류에게 선물아닌 선물을 남겨 주게 되는데, 바로 우리 DNA에 각인된 ‘원초적 본능’입니다.특히 나무위에서의 추락 공포는 지금도 우리가 높은 곳에 오르면 다리가 후들거리는 ‘고소공포증’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영장류인 인간이 겪는 가장 극심한 고통은 자기 피붙이가 나무위에서 떨어져 포식자들에게 산채로 잡아 먹히는 것을 지켜보는 것입니다.그 엄청난 고통과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현명한 우리 조상들은 큰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후손들에게 결코 잊지 못할 공포를 무의식에 심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까지 누구도 예외없이 느끼는’고소공포증’입니다.또한 우리가 지금까지 거주공간인 나무위까지 올라와 인류를 괴롭힌 파충류과 독충의 상징인 뱀과 거미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단순하고 원초적인 방어기제인 공포가 즐겁고 행복한 상황보다 우리에게 더욱 민감하게 다가오는것은 위험을 회피하여 목숨을 보전하려는 생존과 종족 보존이 당시 인류의 최고 목표였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현명한 우리 조상은 불안,공포,분노,슬픔,혐오의 방어적 기제만 유전자로 남긴 것이 아닙니다.그중에는 기쁨과 행복..그리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긍적적인 DNA도 있습니다.

 

  초원으로 내려온 인류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직립보행을 하게 되는데, 대신 손을 통한 도구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뇌용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따라서 인류 생존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섭취를 위하여 수렵과 채집 활동을 하기에는 초원이 최적지이었습니다.단백질 보급원인 거대한 초식동물이 서식하고, 손쉽게 열매등을 채집할 수 있는 초원만한 환경은 없었을 것입니다.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인류의 조상들의 유골들을 초원에서 많이 발굴하게 됩니다.

 

  위험한 시대가 바뀌자 수렵과 채집은 공포기제를 통한 위험 못지 않게 중요한 생존과 종족보존의 요소가 되었습니다.슬기로운 우리 조상들은 수집과 채집에 관련된 기제들 또한 DNA에 각인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데,바로 초원과 같이 시야가 탁트인 풍광앞에 서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쾌감을 느낍니다.초원은 시야가 확보되어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그 위험을 회피하고.생존에 필요한 식량 채취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또한 초원의 모든 꽃은 뒤에 열매가 열린다는 자연법칙에 따라 후손들이 꽃만 보면 본능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특정 꽃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열매로 변한다는 것을 이보다 더 효율적으로 교육시키는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이런 인류의 행동조차도 하나의 자연현상으로 보고 적응하여 진화한 꽃도 나타났습니다.

 

  인류의 생존과 종족의 보존을 위해 형성되어,우리의 유전자에 각인된 채 내려온 원초적 본능인 미의식은 당대 또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사조와 양식으로 나타납니다.이렇게 발현된 작품들은 또하나의 문화DNA가 되어 같은 방식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유전될 것입니다.그렇기 때문에 미술작품을 생산하고,그 작가을 응원하며,그 결과물인 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는 모든 미술 활동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후손들의 번성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고 숭고한 행위입니다.